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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적인 아동의 자기표현력 향상 훈련법

by ahtieun 2025. 6. 13.

소극적인 아동의 자기표현력 향상 훈련법
소극적인 아동의 자기표현력 향상 훈련법

소극적인 아동은 말이 적고, 감정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또래 또는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 표현력은 건강한 사회성과 학습 능력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의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소극적인 아동이 자신을 표현하도록 돕는 심리적 기반과 언어 훈련, 놀이 중심 접근, 가정에서 실천 가능한 전략까지 실제 사례와 함께 다루고자 합니다.

1. 소극적 성향의 심리 구조 이해

소극적인 아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의 심리적 기제를 파악해야 합니다. 단순히 성격 문제라기보다는, 불안이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한 자기 보호 기제가 작동 중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6세 여아는 유치원 발표 시간마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친구가 말을 걸어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수줍음으로만 보였지만, 상담을 통해 이전 학기에 발표 중 실수로 웃음을 산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부정적 피드백에 민감한 아이들은 실수를 회피하기 위해 아예 자기표현을 줄여버립니다. 특히 완벽주의적 기질을 가진 아동은 틀릴까 봐 말 안 하는 습관을 갖기 쉽습니다. 소극성은 자존감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를 비난하기보다 왜 표현을 꺼리는가를 이해하고 심리적 안전망을 먼저 만들어줘야 합니다. 괜찮아, 실수해도 좋아 라는 말보다 틀렸을 때도 나를 좋아해 줘 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2. 자기 표현력 향상을 위한 언어 중심 훈련

소극적인 아동에게는 언어적 표현 자체가 불안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을 시키기보다 말을 유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저는 조카에게 자기표현 훈련을 위해 그림일기 쓰기를 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에 그림 하나, 문장 하나로 시작했고, 점차 본인의 감정이나 생각을 단어로 적게 유도했습니다. 오늘 기분이 어땠어? 라는 질문보다는, 이 장면에서 가장 기분 좋았던 건 뭐였어? 처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말문을 트는 게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말의 주제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여 통제권을 아이에게 돌려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역할극을 활용해 인형이나 캐릭터를 빌려 말하게 하면 아이가 직접 나서지 않고도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 부담이 줄어듭니다. 이처럼 자기표현은 훈련 가능한 기술이며, 단계적 언어 자극과 반응 중심 대화 구조를 통해 아동은 점차 자신감과 말하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3. 놀이 기반 접근을 통한 표현 능력 확장

소극적인 아동은 일상 대화보다 놀이 속에서 더 많은 표현을 하게 됩니다. 언어적 자기표현을 놀이로 연결하면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진행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에서는 감정 색칠 놀이를 도입했습니다. 아동은 하루 중 가장 기분 좋았던 장면을 그리고 색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간단한 설명을 곁들이도록 했습니다. 처음엔 조용히 색칠만 하던 아이가 여기선 엄마가 나랑 놀아줘서 좋아라고 말하는 순간, 자기표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또래와 함께하는 협동 놀이도 좋은 방법입니다. 감정 주사위 놀이, 감정 맞추기 카드 등 게임 형태로 자기표현을 훈련하면 자연스럽게 감정 어휘와 사회적 대화 기술이 발달하게 됩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말했는가 보다 말했을 때의 반응입니다. 놀이 안에서 긍정 피드백을 많이 경험하면 아이는 자기표현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이는 일상 대화에서도 표현 욕구를 촉진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4. 가정에서의 지속적 실천 전략

가정은 자기 표현력 향상의 가장 중요한 훈련장이며, 부모의 반응이 아이의 표현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소극적인 아동은 표현에 대한 반응이 차가웠던 경험이 누적되어 말을 줄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는 작은 표현도 소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 인터뷰 놀이를 제안합니다. 아이가 인터뷰 대상이 되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기분은 어땠는지 묻고, 부모가 진지하게 듣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말이 존중받는 느낌을 받으며 점차 표현에 익숙해집니다. 또한 식사 시간이나 잠자기 전, 오늘 가장 웃겼던 순간은 뭐였어? 같은 일상적인 질문을 습관화하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환경이 형성됩니다. 아이가 표현할 때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 라는 질문보다 그래서 어떻게 느꼈어? 라는 감정 중심 질문이 더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건 지속성과 진정성입니다. 단발성 이벤트보다 반복적인 관심이 아이의 표현력을 근본적으로 키우는 열쇠입니다.

제가 상담했던 또 다른 아이는, 부모가 너는 왜 그렇게 말이 없니? 라고 자주 지적하던 환경에서 자란 경우였습니다. 말수는 적었지만, 그림 속에서는 가족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곤 했죠. 이 아이에게는 직접 말하기보다, 이야기를 쓰거나 그리는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했을 때 훨씬 편안해했습니다. 표현 방식은 다양할 수 있으며, 말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어른들이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극적인 아동일수록 자신만의 방식을 인정받을 때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소극적인 아동의 자기 표현력은 단지 타고난 기질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과 관계 속에서 발달시킬 수 있는 능력입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관찰과 따뜻한 수용, 그리고 놀이와 언어를 통한 실질적 훈련입니다. 오늘부터 우리 아이의 작은 표현에도 진심으로 귀 기울여 보세요. 그 작은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