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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비하가 잦은 아동의 정서 코칭 전략

by ahtieun 2025. 6. 18.

자기비하가 잦은 아동의 정서 코칭 전략
자기비하가 잦은 아동의 정서 코칭 전략

혹시 나는 못해, 내가 하면 틀릴 거야 같은 말을 자주 하는 아이를 본 적 있나요? 이런 표현은 단순히 겸손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과 부정적인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정서적인 경고일 수 있습니다. 아동기 자기비하는 학습에 대한 두려움, 또래 관계에서의 위축, 심지어 우울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관심과 정서적 지지가 꼭 필요합니다. 자기비하가 잦은 아동이 보이는 특징과 그 원인을 살펴보고, 실제 사례를 통해 문제의 깊이를 이해해봅니다. 또한,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서 코칭 전략을 함께 소개하며 아이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나눠보려 합니다.

1. 자기 비하를 반복하는 아이들의 심리 구조

자기 비하를 반복하는 아동은 겉보기에는 단순히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부정적 평가 속에서 자존감이 손상된 상태입니다. 이러한 아동은 작은 실수에도 나는 원래 못해, 괜히 시작했어 라는 식의 자기부정을 말로 표현하며, 시도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그에 따른 감정적 불안을 회피하려는 심리 방어기제에서 비롯됩니다. 필자는 초등학교 4학년 여아를 대상으로 한 상담에서 나는 친구들이랑 잘 못 지내요. 나 같은 애랑 놀고 싶은 애는 없어요 라는 말을 반복하는 아이를 만난 적 있습니다. 관찰 결과, 이 아이는 또래 친구와의 사소한 갈등 이후 자신을 탓하며 스스로 관계를 단절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기 비하는 실제 환경 자극보다 아이의 내면 인식 체계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언어 속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자기 비하 표현을 간과하지 말고, 그 근본 감정과 신념을 탐색해야 합니다.

2. 자기 비하의 원인

아동이 자기비하를 하게 되는 배경에는 다양한 환경적, 심리적 요인이 있습니다. 첫째, 부모나 교사의 비교 언어는 아이의 자기 인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동생은 잘하는데 왜 너는 못하니?, 옆반 친구는 성적이 이렇대 같은 말은 아이로 하여금 자기 능력을 낮게 평가하게 만듭니다. 둘째, 과도한 비판과 통제적 양육태도는 아이가 실수를 배움의 과정이 아니라 실패로 인식하게 만들어 자책 감정을 학습하게 합니다. 셋째, 자존감 자체가 낮은 아이들 은 타인의 인정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신을 더욱 비하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필자가 진행한 정서 안정 프로그램 중, 자존감이 낮은 아동은 자주 다들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라는 말을 했고, 그 배경을 조사했을 때 대부분이 비교를 자주 경험했거나, 반복적인 실수 후 강한 질책을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결국 자기 비하의 뿌리는 외부 기대에 맞추려는 부담과 실패에 대한 부정적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따라서 아동의 언행 뒤에 숨겨진 자기 평가 기준과 감정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정서 코칭의 시작입니다.

3. 실제 사례로 본 정서 코칭의 변화 과정

정서 코칭이 효과적으로 작용하면 아동의 자기 인식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자기비하가 심했던 초등 3학년 남학생과 6주간의 개별 감정코칭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처음 이 아이는 나는 바보예요, 시험 보면 꼭 틀려요 라고 말하며 눈을 마주치지 못했고, 수업 시간에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코칭 초반에는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부터 시작했고,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게 되는지 일기를 통해 스스로 인식하게 도왔습니다. 3주 차부터는 성공 노트를 작성하게 하여 사소한 성취라도 기록하고 칭찬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예: 오늘 혼자 문제를 1개 풀었다 - 너무 잘했어! 시도 자체가 멋져! 라는 피드백. 6주가 지나자 아이는 전보다는 덜 못해요, 틀려도 해보는 건 괜찮은 것 같아요 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감정의 폭이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이 사례는 자기 비하에 빠진 아이가 정서적 안전감을 바탕으로 자기 인식 체계를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서 코칭의 핵심은 문제를 지적하기보다 감정을 존중하고, 그 안에서 자신을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저도 상담 중에 그냥 저 같은 애는 원래 그래요 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아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이가 그렇게 믿게 된 데에는 분명 누적된 경험이 있었고, 그걸 바꾸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정서 코칭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기술이 아니라, 아이 옆에 머물며 괜찮다 고 말해주는 태도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실수해도 괜찮다는 말을 반복해주는 어른이 아이의 세계를 바꿉니다. 결국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4.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정서 코칭 전략

정서 코칭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접근입니다. 첫째, 아이의 말에 즉각적 반응보다 감정의 이유를 묻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 나는 바보야 - 그렇게 느끼게 된 일이 있었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 둘째, 작은 성공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을 수 있는 환경 조성 이 중요합니다. 예: 오늘은 5분만 집중하자 - 맞고 틀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도전한 게 대단해 같은 피드백은 아이의 자기 평가 기준을 긍정적으로 바꿔줍니다. 셋째, 비교 없는 칭찬을 실천해야 합니다. 형보다 잘했네가 아닌 너만의 방식으로 해낸 게 참 좋아라는 식의 표현이 아이의 자존감에 긍정적 영향을 줍니다. 넷째, 감정 일기나 감정 색깔 카드를 통해 아이가 감정을 외부화하고 자기 상태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하는 감정 공책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 방법은 아이의 감정 흐름을 부모가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결국 정서 코칭은 아이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거울을 비춰주는 것입니다.

자기 비하를 자주 하는 아이는 단순히 부족한 아이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말속에는 더 큰 사랑과 이해를 원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정서 코칭을 통해 아이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힘을 기를 수 있으며, 이는 평생을 살아가는 내면의 자산이 됩니다. 오늘부터 아이의 자기 비하 표현에 감정의 귀를 기울여 보세요. 그것이 진짜 회복의 출발점입니다.